여행을떠나다/여행을떠나다

덜그덕 덜그덕.. 시골길에서..

우리랑. 2009. 1. 27. 21:55



친한 친구집이 시골로 이사를 갔다.
어머님께 인사드린지가 오래 되어 명절을 핑계로 친구집을 찾았다.

시외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 다시 시내 버스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친구집..



명절을 끼고 가는지라 사람이 좀 많겠거니 했는데 버스는 외로웠다..

덜그럭덜그럭..
포장도로를 달리는데도 귀속에 이런 소리가 들리는건 어린 시절 자주 드나들던
할머니댁에서의 추억이 되살아나서일까..

맑은 하늘과 눈이 가득 쌓인 땅에서 반사되는 햇살이 얼굴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귀엔 낡은 팝송과 그나마 산등성이에 막혀 치익치익 소리가 자주 들리는 라디오 소리에 맘은 한량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녀석을 옆에 두고 혼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시골길을 달렸다.









종점에서 탄 버스가 다시 종점에 이르러서야 내릴 수 있었다.
그곳은 길은 있으되 차가 없었고 사람 또한 없었다.

사람의 파도에 휩쓸려 살아야 하는 서울에 비해선 너무나 이색적인 풍경..

시골에서 자란 나인데 이런 모습에 어색함을 느끼고..
이제 서울 촌놈티를 내고 있다....















 

 

 

 

 


시내 버스 뒷자리에 누군가 남겨 놓은 낚서가 있다.

이런 낚서를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의 추억을 훔쳐 보는 즐거움이 있다.

가끔 저질스런 낚서에 눈살이 찌뿌려지곤하지만 이정도의 낙서라면 귀엽지 아니한가..





여행에 너무 목말라 있었나보다.
창밖으로 지나는 풍경에 심취해 있다 보니 가까워 오는 목적지가 오히려 아쉽기만 하다.

바쁘다고 핑계만 대지 말고 주말엔 여행길에 몸을 올려봐야겠다..